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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인석 연맹위원장, 내일신문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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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 조회 318회 작성일 20-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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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4차산업혁명, 노사상생으로 극복”


‘종업원 지주제’ 확산해야 … 노사부담 고용보험기금 왜 정부가 쓰나

 

“코로나19 위기, 4차 산업혁명 도래로 노사상생협력의 시대에 직면했다. 노사 공동결정제도, 종업원 지주제를 개선해야 한다. 노조도 고용안정 등 산업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력을 발전시키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지난 5월 제22대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연맹) 위원장에 당선된 황인석(59) 위원장의 취임 5개월 일성이다. 그는 1998년 포스코 납품업체인 조선내화노조 위원장에 당선돼 8선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내화의 노사문화는 ‘노사대등’으로 유명하다. 1988년부터 회사제안으로 본관에 노사 깃발이 게양돼 있다. 회사창립 70주년인 2017년에는 노조 조합원들이 참여해 노사상생문화를 바탕으로 100년 역사를 만들자는 의미도 31단 ‘노사평화탑’을 세웠다.


황 위원장은 조선내화노조 경험을 중앙무대인 화학연맹을 통해 노동운동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만나 그의 32년 노동조합운동 이야기를 들었다.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86년 조선내화에서 노동자의 삶을 시작했다. 군사독재 시절 노동자의 삶은 공돌이, 공순이라 불리는 노예 아닌 노예였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삶을 담긴 수기집(인쇄본이 아닌 타자본)을 읽고 ‘이 땅에도 노동법이란 게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노동법해설’(장명국 지음)을 사서 동료들과 함께 공부하며 노동계급 투쟁전선에 뛰어들었다.

 

■ 조선내화의 노사문화가 독특한 것으로 알고 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듬해 7월 막내로 노조설립에 참여했다. 한달 뒤 회사측이 회사와 노조 깃발을 함께 게양하자는 획기적인 제안을 했다. 아직까지 두 깃발이 함께 게양된 기업을 본적이 없다. 이후 ‘노사대등 공동발전’의 기치 아래 노조도 경영의 한 축으로 역할을 다했다. 회사는 경영전반에 관한 정보를 노조와 함께 공유하고 노조는 기업에 대한 감시·비판·견제·균형추로서 역할을 한다. 노조는 회사의 판매·기술개발 등 경영상황을 매년 분석하고 그 토대 위에서 임금·복지·근로조건을 결정해 가는 시스템이다. 특히 품질과 안전부분은 노조가 위탁받아 운영한다. 노조가 1년에 한 번씩 임금교섭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품질·안전문제는 노조간부들이 전담하고 있다. 회사에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 노조 운영방식도 설명해 달라.


대부분의 노조는 위원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조선내화노조는 집행부 중심으로 분권화돼 있다. 예를 들어 조직부장은 조직분야에 대한 위원장이다. 본인이 결정하다보니 책임감이 높고 솔선수범은 물론 부서에 대한 비전도 제시한다. 1인체제가 아닌 분권형 집단지도체제인 셈이다. 조선내화노조에 따로 위원장실이 없다. 위원장실 대신 ‘일터혁신센터’를 운영한다.

 

■ 취임해 화학노련 5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 이것을 현장조직과 공유하려고 한다. 먼저 조합원의 권리구제를 위해 공인노무사를 채용해 법률서비스를 시작했다.


두번째로 노사분규 사업장 지원 매뉴얼 마련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연맹 중재로 빨리 해결하는 것이다. 이것이 안됐을 때는 연맹의 투쟁력을 모아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메뉴얼화하는 것이다.


세번째로 신임대표자, 신생노조 교육 프로그램 강화다. 노사갈등은 신생노조나 신임위원장에 당선됐을 때 많이 발생한다. 최근 교육강화본부장을 신설해 교육역량을 강화했다.


넷째로 지역본부 활성화와 업종분과 지원체계 구축이다. 연맹에는 17개 지역본부가 있다. 조합원 의무금만 가지고 운영하다보니 사무직원들에게 최저임금도 못 주는 본부가 많다. 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에서, 지역노총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연맹 지역본부도 그 지역 화학업종 기업으로부터 노사발전기금 형태도 지원을 받자는 것이다. 노사가 같이 노력해 돈을 버는데 기업은 지역 상공회의소, 지역 경영자총협회에만 회비를 낸다. 그런 맥락으로 지역본부가 노사발전기금 형태로 받아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구경북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연맹에는 18개 업종분과가 있다. 활동을 보면 정보공유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업종분과를 소산업별로 바꿔 공동교섭을 하자는 거다. 제지·비료·의학업종분과 등 노사 공동교섭, 정부협의를 통해 업종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번째로 소통은 모여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정당성이 확보돼 사회적 규범을 논할 때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연맹 부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사무처 실국장들로 구성된 중앙집행위원 소통워크샵을 분기별 진행할 계획이다.

 

■ 사무처 직제도 개편했다.


연맹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최근 사무처 직제를 개편했다. 기존 9개국에서 문화체육국, 법규상담국, 홍보국을 신설해 12개국으로 늘렸다. 또 현장경험이 풍부한 단위노조 위원장들을 상임부위원장, 조직강화본부장, 교육강화본부장으로 모셨다. 연맹 위원장은 노동운동의 신념과 방향만 제시하고 사무처 실국장이 자신의 업무에서는 위원장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했다.

 

■ 조직확대 사업에 대한 계획은.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에 제1노총을 뺏겼다고 하는데 조직의 숫자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조합원 숫자도 중요하지만 투철한 조합원 의식이 더 맞다. 산업구조·직업의 변화를 예측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리더가 많은 조직이 중요하다. 양보다 질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고용불안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화학연맹 현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화학노련 가맹 450여개 단위조직 중 100명 미만 사업장이 70%를 차지한다. 중소기업들이 많다. 어느 업종 못지않게 코로나19로 고용불안을 느끼는 사업장이 많다는 이야기다.
코로나19 발 경제위기는 과거의 경기침체와 크게 다르고 장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가 불가피하고 감염병 위협을 포함한 생태환경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 정부의 정책적 대응은 어떠해야 하나.


정부의 보편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주요 피해업종과 취약계층에 자본을 집중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특히 정부가 노사가 공동으로 부담한 고용보험금으로 고용안정, 직업능력개발사업에 쓰고 있다. 왜 노사가 출연한 기금을 정부가 쓰나. 전국·지역단위 노사단체에 돌려줘야 한다. 노사가 함께 산업·업종·지역 맞춤형으로 적재적소에 사용하게 해야 한다.

 

■ 최근 한국노총은 온라인 중앙위원회를 열어 산업별협의회 운영규정을 제정했다.


유사 산별조직을 통합시키는 것이 한국노총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노총이 정확한 방향을 설정해 유사 산별조직을 통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 한다. 한국노총 건물은 조합원들의 것이다. 그런데 산별·연맹 조직에 임대료를 받고 있다. 임대료를 받아야 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해결방범을 함께 논의해 나가려고 한다.

 

■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비준을 위한 노조법 등 개정안을 제출했다.


단위노조에서는 타임오프제(유급 노조활동 시간 제한제)로 고통받고 있다. 중소기업이 많은 화학연맹 사업장은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노사합의를 안해 줘 위원장조차 노조활동에 전념하지 못하는 조직이 태반이다. 이런 속에서 무슨 정책능력이 나오나. 타임오프제를 폐지하든지 완화해야 한다. 또 스웨덴이나 덴마크처럼 사회적 협약체계가 잘 이뤄지도록 산업·업종별 사회적 대화 기구를 법제화해야 한다. 한국노총이 노동법 개정에 적극 참여해 노동자의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 필요하다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탈퇴도 고려해야 한다.

 

■ 올해 전태일 열사 50주기다. 이 시대의 전태일 정신은.


지난 50년 동안 전태일 정신을 얼마나 계승, 발전시켰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노동운동 간부들이 새로운 운동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 핵심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다. 한국노총 출신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활동하지만 자신의 뿌리를 외면하는 분들도 있다. 먼저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각 산별·연맹들이 정치후원금을 조직해 노동자들에게 우호적인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 조선내화노조는 2004년부터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정치후원금을 제도화했다. 더 나아가 노동자 중심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

 

■ 향후 노동조합운동 방향은.


노사 공동결정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노사는 상생협력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 노조도 산업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력을 발전시키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또 종업원지주제 개선도 필요하다. 주인의식이 커지면 기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익분배도 원활해진다. 새로운 길도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퍼거슨 감독은 ‘팀보다 우수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연맹을 팀이 리더가 되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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