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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위원장 후보초청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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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 조회 531회 작성일 05-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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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공감대, 진단·해법은 뚜렷한 차이
본지 주최 한국노총 위원장 후보 초청토론회…“개혁실천론” “개혁준비론” 맞서

한국노총 21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4명 후보 모두 “한국노총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지만 위기 진단과 해법에 있어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히 이용득 후보는 장대익, 이동호, 이경식 후보 등 다른 세 후보가 “한국노총이 여전히 위기 국면”이라고 진단한 것과 달리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단계”라는 평가를 내놔 차별성을 보였다.

<매일노동뉴스> 주최로 지난 12일 한국노총 3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총 위원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한국노총 위기 및 개혁방향 △선거제도 평가 및 개선대책 △노동운동 위기 진단 및 해법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 평가 및 비정규직 법안 해결 방안 등에 대해 4시간에 걸쳐 솔직한 입장을 털어놨다.

이용득·이경식 “개혁실천론”
장대익·이동호 “개혁준비론”

박영삼 <매일노동뉴스>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한국노총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각자의 인식과 소신을 피력했다.

기호1번 장대익 후보는 “내부적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외적 연대는 통합력을 확보한 이후에 주도성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으며, 기호2번 이용득 후보는 “한국노총의 사회적 고립감 탈출 및 조합원들의 자신감 회복”에 초점을 두면서 사회적 연대 강화와 현장 강화를 강조했다.

기호3번 이동호 후보는 시종일관 “정책노총”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며, 기호4번 이경식 후보는 노조운동의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면서 이를 끌고 나갈 위원장의 뚜렷한 소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장대익 후보와 이동호 후보는 “개혁 이전에 선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는 “개혁준비론”에 가까운 의견을 내비친 반면 이용득 후보와 이경식 후보는 “결론 없는 논의보다 하나라도 힘있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개혁실천론”에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장대익 후보는 “노총의 정체성 확립과 내부적 통합을 통한 개혁 역량 비축”을, 이동호 후보는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팀 신설”를 주장하며 “준비론” 쪽에 비중을 뒀다. 이에 반해 이용득 후보는 이미 만들어진 개혁특위 보고서조차 실천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노총의 한계임을 지적했으며 이경식 후보는 여기에 덧붙여 산별과 지역을 변화로 이끌 수 있는 위원장의 강한 실천의지를 요구했다.

특히 현재 한국노총의 국면에 대해 이용득 위원장은 다른 세 후보와는 달리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단계”라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장대익, 이동호, 이경식 등 3명의 후보는 각각 내부적 통합 부재, 정책역량 부재, 위원장 소신 부족을 위기의 원인으로 진단한 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노총의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득 후보는 '4.15총선 이후 불안해하던 조합원들이 이제 서서히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며 '한국노총의 실질적인 전진을 위해 3년의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이용득 “위기 극복단계”…장대익·이동호·이경식 “여전히 위기 국면”

산별과 지역조직간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 각 후보들은 모두 산별 지역본부의 유기적인 결합을 주장했으나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장대익 후보는 중앙위원회 정례화를 통한 의사결정기구의 분화와 함께 지역본부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용득 후보는 매월 1회 지역본부의장단회의와 분기별 지역지부장 전체회의를 정례화해 중앙집행부와의 긴밀한 교감에 초점을 뒀다.

이동호 후보는 현장활동역량 강화와 산별위원장과 지역본부 의장단의 적극적인 조직적 결합을 촉구했으며 이경식 후보는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산별대표자회의와 집행기구로서의 지역본부 체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운동의 위기론에 대해선 장대익·이용득 후보가 비정규직 문제에서 원인을 찾은 반면 이경식·이동호 후보는 노조 활동가의 도덕성 회복을 중시했다. 이용득 후보는 10%대에 머물고 있는 낮은 조직률과 함께 비정규직 등 차별받는 노동자를 조직하고 있지 못한 노동계의 구조적 문제가 노동운동 위기의 핵심임을 강조했으며, 장대익 후보도 노동자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지만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노동운동이 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식 후보는 기아차 사태에서 도덕성 문제를 전체 노동문제로 확산시키는 것은 섣부른 판단임을 지적했으며 이동호 후보는 도덕성의 위기를 자정능력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노동정책, 한 목소리로 비판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선 4명 후보 모두가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득 후보는 정부에 기대기보다 “사회적 대화”가 진정한 해법임을 강조하며 노동정책의 변화는 노동운동의 역량 강화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경식 후보는 “귀족노조” 등을 운운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시각자체가 비뚤어져 있다고 비판했으며 장대익 후보는 “사회 양극화” 자체가 현 정부의 정책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동호 후보는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노동계가 정부 정책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 그동안 투쟁을 이끌어 온 이용득 후보에게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는 유보해 놨지만 실질적인 해결대책이 없다는 것이 주요 비판 내용. 이에 대해 이용득 후보는 처리 유보와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결이 기본원칙이라고 반박했다. 세 후보 모두 이 문제에 대한 비판을 내놨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동호 후보는 업종별 규모별 비정규직 실태파악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이경식 후보는 노조운동에 비정규직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는 원칙을 피력했다. 장대익 후보는 4명의 위원장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국회에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전달하자는 이색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모든 후보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불발로 그쳤다.

마지막으로 위원장이 된다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를 꼽는 질문 대한 답변에서 각 후보들의 면면이 드러나기도 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이용득 후보의 경우는 조직률을 끌어올리고 차별 받는 노동자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이동호 후보는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풀 형성으로 정책노총을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경식 후보는 원칙과 대의에 충실하면서도 결정과 실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한국노총의 모습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장대익 후보는 결의된 사항은 반드시 실천하는 노조기풍의 복원을 주장했다.

한국노총 21대 위원장 선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렸던 이번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특징과 차이점을 충분히 드러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각 후보들은 한국노총과 노동운동의 위기 원인과 해법에 대해 강조점을 달리하면서 앞으로의 운동방향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오는 17일 있을 선거에서 이러한 차이점에 대해 대의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국노총 제 21대 위원장 후보 초청토론회 이모저모
네 후보의 “개성”…화법도, 존경하는 인물도 제각각

연휴이자 주말인 지난 12일 <매일노동뉴스> 주최로 열린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자 초청토론회는 사실상 후보등록 뒤 4명의 후보가 처음으로 함께 모인 자리가 됐다. 한국노총 선거관리위원회 실무진들이 아침 일찍부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토론 열기를 예상하게 했고, 각 선본에서도 각각 카메라와 캠코더 설치 작업을 벌이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설 연휴때문에 공백이 생긴 선거운동에 이번 토론회를 적극 활용하려는 각 선본의 의지가 엿보였다.

○… 말하는 스타일도 제각각
후보들의 말하는 스타일도 제각각 달랐다. 장대익 후보는 “결국”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했고, 이용득 후보는 “저는...”이라는 말을 다른 후보들보다 두드러지게 많이 썼다. 또 이동호 후보는 “과연”이라는 말을, 이경식 후보는 “그것, 그런 것”이라는 지시어 사용이 많았다. 이것을 각각 생각을 거듭하는 “심사숙고형”, 자의식이 강한 “카리스마형”, 논리적인 “비판형”, 개혁지향의 “운동권형”으로 분류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 감명깊게 읽은 책, 존경하는 인물도 제각각
개성을 드러내듯 네 후보는 좋아하는 책과 존경하는 인물도 모두 제각각이었다.
기호 1번 장대익 후보는 <백범일지>를 가장 감명깊게 읽었다고 말했고, 김구 선생과 함께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판을 받아왔던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아버지를 거울로 삼아 무슨 일에서든 정도를 지켜나가면서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각오라고. 기호 2번 이용득 후보는 존경하는 인물로 네덜란드노총(FNV) 위원장 출신으로 재무장관과 수상까지 지낸 빔 콕 전 수상을 꼽았다. 노사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을 때 폴더 모델을 제창해 합리적 대안을 창출한 사람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이용득 후보의 당찬 포부가 엿보인다.

기호 3번 이동호 후보는 등소평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쓰러져도 지칠 줄 모르고 다시 일어나는 인내심과 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구나 <반야심경>을 최고의 독서경험으로 들어 승부사 기질과 함께 동양철학에 조예가 깊은 그의 면모를 드러냈다. 기호 4번 이경식 후보는 김훈의 <칼의 노래>와 이순신 장군을 꼽았다. 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늘 외로운 길을 걷기 마련인데,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도 원칙을 고수하고 대의를 중시하는 점이 노동운동에서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4명의 후보가 좋아하는 인물과 책이 다른 만큼 후보가 중시하는 가치관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위원장 후보들은 타고난 건강체질(?)
네 후보 모두 오랫 동안 단위노조 위원장과 상급조직의 임원을 여러 차례 역임해온 만큼 사람들과 나는 시간도, 술을 마실 기회도 잦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는데, 아무래도 네 후보 모두 타고난 건강체질인 듯싶다.

장대익 후보는 '지금까지 병원에 몇 시간이라도 누워있어 본 적이 없다'며, 타고난 체력을 자랑했다. 이용득 후보도 '운동할 시간은 없지만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란다. 이동호 후보도 '따로 운동을 하진 않지만 산을 자주 찾는 편'이라고. 단지 등산만 하는 게 아니라 산에 오르면 우주와 인간 사이의 자연의 이치까지 깨닫게 된다고 한다. 이경식 후보는 아침마다 헬스를 하면서 건강을 다진다고 말했다.

○… “3대1”의 법칙
이날 4명의 후보들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3대1의 구도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먼저 장대익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모두 이씨 성(姓)을 가진데 비해 유일한 장씨 성을 가진 후보였고, 다른 세 사람이 모두 안경을 쓴데 반해 장 후보만 안경을 쓰지 않았다. 또 세 후보는 모두 양복에 구두를 신은 복장이었지만 이동호 후보는 점퍼와 면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토론회에 임했다.

또 유일하게 이용득 위원장만 애연가여서 토론회 도중 사회자에게 흡연 허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즉석에서 제안된 후보자간 상호토론에서는 “3대1”의 구도를 벗어났다. 이동호, 이경식 후보가 모두 이용득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장대익 후보가 시간상 질문을 않겠다고 해 “2대1”로 토론을 마무리했기 때문.

○… 통 큰 후보들
4명의 후보, 한국노총 위원장이 될 후보들이라서 그런지 “통”도 컸다.

이동호 후보는 한국노총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조합원 명부 확보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서 직선제 시행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국 13,000여개 투표소의 인력을 확보해서 한국노총 위원장 직선제를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식 후보는 원래 자신은 술을 잘 못했지만 위원장이 되고 난 뒤 80개 지부를 순회하다보면 어떤 때는 소주 150잔도 먹는다고 털어놨다. 2홉들이 소주 1병에 7잔이 들어간다고 계산하더라도 무려 21병이 넘는 양이다. 술에 관해서 이용득 후보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그의 주량이 익히 알려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임지혜 기자 sagesse@labortoday.co.kr

출처 : 2005-02-14 오후 6:20:18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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