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고용부, 비알코리아 불법파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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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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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비알코리아 불법파견 조사 |
[한겨레신문 7.26일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544246.html
등록 : 2012.07.25 19:03 수정 : 2012.07.25 22:43
하청사쪽 "BR서 직접 업무지시"
화학연맹, `불법파견`으로 고발
BR쪽 "하청사, 독자생산 계획"
노동계 "현대차 대법판결 적용을"
고용노동부가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BR)코리아에 대해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어떤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 2월 대법원에서 확정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동자 불법파견’ 판결 취지를 적용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당시 대법원은 파견에 대해 폭넓게 해석해 현대차 사내하청을 ‘적법도급’이 아닌 ‘불법파견’으로 판단했다.
고용부 충주고용노동지청은 25일 “한국노총 소속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이 비알코리아를 불법파견 혐의로 고발해와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음성군에 공장이 있는 비알코리아는 사무직은 정규직이지만 생산업무는 2001년 외주로 전환해 사내하청업체인 서희산업에 맡겼다. 서희산업은 비알코리아 공장에서 기계를 임대해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등을 만들고 있다. 서희산업 소속 하청노동자들은 비알코리아와 서희산업이 겉보기에는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업무 과정에서 원청(비알코리아)이 지휘·감독을 하는 등 사실상 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파견이 금지돼 있어,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불법파견에 해당된다. 불법파견으로 인정되면 90여명의 하청노동자는 원청의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 서희산업 노조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77일째 파업을 하고 있다.
서희산업 노조의 상급단체인 화학연맹이 낸 고발장을 보면, 하청노동자들은 비알코리아가 작성한 작업지시서를 보고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를 만든다. 실제 2010년 4월 비알코리아가 만든 작업지시서에는 작업순서, 작업인원, 생산시간 등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비알코리아 담당자가 직접 작업지시서에 손글씨로 추가적인 지시사항을 적어놓기도 했다. 서희산업 노조 관계자는 “비알코리아 담당자가 직접 작업장에 내려와 업무 지시를 했다”며 “휴일이나 주말근무 여부도 비알코리아가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상당수 노동자들은 고발장에 첨부한 진술서를 통해 “서희산업 입사 당시 비알코리아 담당자가 면접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알코리아 쪽은 “불법파견 근거로 제시된 작업지시서는 제품의 완성을 위한 작업 가이드일 뿐이고, 서희산업은 이를 참고해 구체적인 생산계획을 독자적으로 수립했다”며 “인사노무관리도 서희산업이 전적으로 하고 있어 불법파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비알코리아와 하청노동자들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노동계는 이번 사건에서 고용부가 파견과 도급의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동계는 그동안 불법파견이 분명한데도 고용부가 기준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불법파견이 만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예를 들어 케이티엑스(KTX) 여승무원의 경우 서울고용노동청은 ‘합법도급’이라고 판단했으나, 서울고법은 지난해 8월 “여승무원들이 소속된 철도유통은 철도공사의 일개 사업부로 기능했다”며 고용청의 결정을 완전히 뒤집었다. 화학연맹 관계자는 “노동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고용부가 파견과 도급을 엄격하게 구분한 현대차 대법원 판결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견과 도급 둘 다 간접고용 형태이지만, 원청이 노동시간·작업방식 등 업무 전반에서 하청노동자들을 지휘·감독하고 있으면 파견이고 독립적이면 도급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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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